요즘은 어디 나다니는 일도 드물지만
나가더라도 무거운 카메라는 두고 다닙니다.
필요하면 휴대폰 카메라로 흔적을 남기는 정도랄까요.
지난 주일에 모처럼 나들이를 했다가
어느 찻집 앞에 핀 아로니아꽃을 만났습니다.
예쁘구나, 깊은 생각없이 입술을 비집고 나오는 말 건네며 한 장 박았는데
예쁜 꽃이 그대로 찍히지는 않았네요.
눈으로 만난 그 꽃을 기억하는 것이 더 낫지 싶습니다.

어린이 없는 집안의 어린이날인데 비가 내립니다.
그나마나 비 오시는 것은 가뭄에 단비니 그저 고마운 일입니다.

찬송 한 가락 듣습니다.


음악 올리는 것이 적응이 안 되네요.
명령이 듣지를 않으니, 불편하지만 플레이버튼을 눌러줘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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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이것으로 바꿨더니
팔순을 활씬 넘기신 선배 하나가 즉각 대꾸를 하셨다.
육이오 때 '쌕쌕이'를 보는 것 같아 깜짝 놀라셨단다.
두려워 떨며 논두렁 아래로 숨기를 거듭하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셨는가보다.
트라우마라는 게 이래서 무서운 거다.
코흘리개 어리던 날의 기억이 이제 육신을 벗을 날이 가까운 한 사내의 심장에도 두려움으로 떠오른다는 사실.

형님, 평안하시기를 빕니다.
두려워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저건 그 '쌕쌕이'가 아닙니다.
몇 해나 전에 이국의 설산 위 질리게도 푸른 하늘로 비행운을 남기며 날아가던 민간비행기랍니다.
안심하세요, 늙으신 소년이시여!


https://youtu.be/GvKQKnIVy1I

 RACHMANINOV Piano Concerto No. 3 in D Minor, op. 30(Texas Fort Worth Symphony Orchestra, piano 임윤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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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뿐인 아들, 녀석은 아직도 계단을 오르는 중이다.


*

손경민 작사 작곡


나의 눈가에 주름이 지고 눈물이 많아졌습니다.
잠시 눈 감고 뜬 것 같은데 어느 새 여기 있습니다.
가슴 아픈 날도 많았었고 기쁜 날도 있었습니다.
짧은 여정을 뒤돌아보니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지금까지 나의 여정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
지금까지 나의 모든 여정 인도하셨네.
나의 남은 모든 여정을 모두 하나님께 맡기리라
나의 모든 삶 마치는 날까지 붙드시리.

 

 

여정(Sop.한나형).mp3
8.85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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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에 찾아오려니 로그인을 다시 하란다.

아이디도 패스워드도 또 잊어버려서 재설정을 하고 겨우 들어왔다.

완전히 남의 집이다.

 

누리집은 그렇다고 해도, 지난 칠월에 또 이사를 한 이야기는 해 두어야 앞뒤 맥락이 맞겠다.

이사하지 않고 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되기를 바랐고, 집주인도 그럴 것처럼 하더니 갑자기 집을 비워달라니 별수 없었다.

이사를 하고 보니 동과 동(棟) 사이로 삼각산이 보인다.

주능선과 의상능선 응봉능선 들이 겹쳐서 북한산 전체가 하나의 마루금처럼 보인다.

어느 놀이 고운 아침에 찍었다.

 

또 오랜만에 왔으니 음악 한 꼭지 올려놓는다.

'꽃피는 봄이 오면'이던가, 아주 오래 전에 봤던 우리 영화의 OST다.

내게 봄날은 언제였지?

 

 

 

 

 

 

Spring in my heart

 

Spring in my heart.mp3
6.24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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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짝하지 않고 집안에만 박혀 있으니 '새 사진'이 없다.

우연히 1990년대의 볼쇼이합창단 음반을 우연히 만났다.

그들이 우리말로 부르는 찬양인데, 우리말 발음이 어찌나 정확한지 모르겠다.

얼마나 연습을 했을까, 뜻도 잘 모를 가사를 외느라고 또 얼마나 고생했을까 짐작하기도 버거울 정도다.

열세 곡이 들어있는 음반을 요즘 하루에 한바탕 이상 꼭 듣고 있다.

묵은 사진과 해묵은 음원, 썩 어울리는 조합이지 싶기는 한데,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것이고.

어쨌든, 사진은 캐나다 쪽에서 본 나이아가라 중 말발굽이 아닌 폭포이고

음원은 위의 음반 중의 한 곡, H.R.에반스의 "축복"이다.

모든 이에게 축복 있으라!

 

 

 

 

 

 
H.R.에반스의 "축복"

 

 

02. 축복.mp3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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