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uel Barber (1910~1981)
〈Agnus Dei〉 for A cappella chorus
(arr. from 2nd mvt. of String Quartet, Op.11)

All Angels, vocals
Martin Baker, cond.
release, 2006




새해 아침

송 수 권


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
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지난밤 제야의 종소리에 묻어둔 꿈도
아직 소원을 말해서는 아니 됩니다

외로웠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억울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슬펐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얼마나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습니까?
그 위에 우레와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그 위에 침묵과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낡은 수첩을 새 수첩으로 갈며
떨리는 손으로 잊어야 할 슬픈 이름을
두 줄로 금긋듯
그렇게 당신은 아픈 추억을 지우십시오

새해 아침은
찬란한 태양을 왕관처럼 쓰고
끓어오르는 핏덩이를 쏟아놓으십시오

새해 아침은
첫날밤 시집온 신부가 아침나절에는
저 혼자서도 말문이 터져 콧노래를 부르듯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Samuel Barber Agnus Dei for a cappella chorus.mp3
14.67MB


J. S. Bach
〈Arioso〉 (Adagio in G) from Cantata BWV.156
(Arr. by Lloyd Webber)

Julian Lloyd Webber, cello
John Lenehan, piano
release, 1993




설상에 가상이요, 엎친 데 덮친 꼴을 당한 이 나라를 긍휼히 여겨 주십시오.

말글로 형언할 수 없을 슬픔을 당한 이들의 마음을 위무하여 주십시오.

기어코, 정의가 바로 서는 질서를 회복하여 주십시오.

외마디 기도 한 줄도 보태지 못하고 사는 제 탓입니다. 용서하여 주십시오.


J.S. Bach_ Arioso (Adagio in G) from Cantata BWV 156 (Arr. by Lloyd Webber).mp3
6.64MB


  
Henri Vieuxtemps (1820~1881)
Sonata for Viola and Piano in B flat major, Op. 36, 2.〈Barcarolla〉

Antoine Tamestit, viola
Cédric Tiberghien, piano
release, 2017




세상은 어지러워도 해는 저물어갑니다.
지난 한 해 고마웠습니다.
이런 인사 낯간지럽지만 그래도 해야 할 것 같아서, 고개 숙여 절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Vieuxtemps Viola Sonata in B-Flat Major, Op. 36_ II. Barcarolla. Andante con moto.mp3
14.92MB



 

  
  

 

Guido Santórsola (1904~1994)
Suíte Antiga, V. Giga (gigue)

María Isabel Siewers, guitar
rec., 2003



앨범 소개글에 보면 작곡가는
이태리에서 태어났지만 브라질에서 공부하고 활동하다가
나중에는 우루과이로 이주한 특이한 이력이 있는 이라고 하는데,
들리는 이 기타 연주는 아르헨티나 사람이 했다고 합니다.
음악을 듣는 막귀는 한쿡 사람이지요.^^

오래 전 아직도 남은 몇 안 되는 달동네에 살던 시절 어느 겨울밤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에 둔 이즈음이었어요.
저 집에 사람의 기척이 있었는지 아닌지 기억도 아련한데, 설핏 눈이 내려 쌓이고
가로등은 인기척이 있거나 말거나 열도 없는 제 몸의 빛을
꾸역꾸역 그 집 앞에 내려 쬐고 있었습니다.
제 할 일은 그것 뿐이라는 듯,

네 할 일은 무엇이냐는 듯,



유호 작사, 최창권 작곡, 최희준 노래 〈길 잃은 철새〉

신세기레코드사
release, 1965



TBC 라디오 연속극 〈특호실 여자 손님〉의 주제가였다는데, 거기에 대한 기억은 없다.
아마도, 시골이어서 동양방송을 들을 수 없었던 까닭일 거라고 짐작한다.
유선방송 스피커에 귀를 대고 하숙생이라는 연속극을 열심히 듣던 일은 생각난다.
집안에서 다 들리라고 대청마루 끝에 스피커를 매달아 놓아서, 겨울에는 몹시 추웠는데도….

라디오 연속극의 내용은 감감하게 잊혔는데, 갑자기 최희준이 떠올랐다.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ㅎ~ 지금 내 꼴이 신파다.

여하튼, 한때 즐겨 부르던 이 노래 길 잃은 철새 의 가사는 이렇다.


1.

무슨 사연이 있겠지, 무슨 까닭이 있겠지
돌아가지 않는 길잃은 철새
밤은 깊어서 낙엽은 쌓이는데
밤은 깊어서 낙엽은 쌓이는데
흐는끼는 소리만, 흐느끼는 소리만

2.

홀로 살고파 왔을까, 홀로 울고파 왔을까
돌아 가지 않는 길 잃은 철새
가을은 가고 겨울은 왔는데도
가을은 가고 겨울은 왔는데도
한숨짓는 소리만, 한숨짓는 소리만

길잃은철새(최희준).mp3
3.04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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