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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끝까지 나아와 누군가를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저 간절한 기다림의 끝에 반가운 해후와 간단없는 사랑이 이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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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라도 보이실까 기다렸는데,
딱 일흔 번째 생일에 코로나로 오셨다. 

떠나실 무렵 몹쓸 병으로 3개월 선고를 받으시고,
나 죽기 전에 너 결혼했으면 좋겠다 하시고
또 손주를 바라시더니, 그놈 돌잔치는 해줘야겠다 하시며
기어이 그 모든 것을 보고서야 떠나가신 어머니가
그 3년이 얼마나 아팠는지 너 짐작이나 해보았느냐고,
코로나 타고 오셔서 짐짓 물으신다.

오지게 아프다.
이제야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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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dassare Galuppi, Piano Sonata No.5 in C major

https://youtu.be/sRVg_qqcRSw

pianoforte, Arturo Benedetti Michelange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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