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ardo Sainz de la Maza(1903~1982), 스페인의 기타리스트 · 작곡가
"Campanas del Alba"

David Russell, guitar
Rec, 2006



신파 같은 상념 한 자락,
비유니 상징이니 하는 따위의 기교도 전혀 모른 채 떠오르는 대로 휘갈긴 낙서 하나
문득 생각켜 담쏙 안아 옮깁니다.


한 그루의 나무처럼 서서


봄이면
새 잎을 입은 나무들의 모습이
하나하나 다 다른 빛깔입니다
그 맑고 연한, 그 부드럽고 따듯한 연두가
동무들의 다른 그것과 잘 어우러져
우와! 빛나는 풍경을 빚어냅니다
그러다가 이내 여름이 되면
모두가 초록에 묻혀 하나가 되었다가
단풍이 들 무렵에는
다시 노랗고 붉은 제 성질대로 나뉘지요
나뉘되 되바라지지 않고 서로서로 어울려
더욱 멋진 산 빛깔을 빚어내고야 맙니다

그렇게 나무들은 제 선 곳에서
동무들과 어우러져 숲이 되고
하나 되어 숲을 가꾸고
제 깜냥만큼 숲을 꾸밉니다
시나브로 한 해의 영욕을 다 버리고
찬바람 견디며 빈 몸으로 서서
또 다른 봄을 꿈꾸는 나무들의 숲
그 안에 나도 한 그루의 나무처럼 서서
연둣빛으로 잎을 내고
초록으로 여물어
고운 단풍으로 저물어가는 한살이를
감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참 좋겠습니다


 

Manuel Maria Ponce (멕시코 작곡가, 1882~1948)
가곡 "Estrellita(작은 별, My little star)", violin 편곡

Arabella Steinbacher, violin
Peter Von Wienhardt, pianoforte
rec, 2005



하늘의 꽃이 별이라면, 꽃은 세상의 별일까?

꽃이 지면 별이 될까?


 

 

Maximo Diego Pujol (1957~ )
“5 Preludios for guitar” No.2 〈Preludio Triston

Jason Vieaux, guitar
Rec, 1995



현호색이 무더기로 핀 저 언덕을 지나
고갯길을 조금 더 올라가면 어머니 산소가 있었다.
있었다,고 과거 시제로 썼으니, 지금은 없다는 말이다.
망구(望九)를 활씬 지난 누님들이 서둘러 파묘를 해서 화장을 하고 흔적도 없이 뿌려 버렸다.
당신들이 이 땅에서 풀어야 할 숙제 같은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으셨던 것이겠지만,
나는 내심 조금 섭섭했다.
(어머니가 보고 싶으면 어디로 가나?)
산소가 있다고 해도 거기 계시는 게 아닌 줄을 모르지는 않지만, 그랬다.
그래도 아무런 토를 달지 않고 그분들이 하시고자 하는 대로 따랐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그분들의 가실 길이 가볍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러구러 큰누님은 하마 망백(望百)을 지나셨다.

어머니가 자주 보고 싶다.
그냥, 그렇다.


 

 

Johayo.mp3
7.72MB

rec. 1975



좋아요

송창식 詩·曲


빠알간 함박꽃이 좋아요. 꽃 같은 당신의 웃음도요.
푸르른 별떨기가 좋아요. 별 같은 당신의 눈빛도요.
예쁜 싯귀절이 좋아요, 좋아요. 시(詩) 같은 당신의 말씀도요.
아, 나는 하얀 눈이 좋아요, 좋아요. 깨끗한 당신의 마음도요.

*예쁜 싯귀절이 좋아요, 좋아요. 시 같은 당신의 말씀도요.
아, 나는 당신이 좋아요, 좋아요.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도요
.

 

Léo Delibes (1836 - 1891)
Lakmé(Act I) Duetto dei fiori (arr. for flute)
“Sous le dôme épais”

Andrea Griminelli, flute
Czech National Symphony Orchestra
Marcello Rota, cond.
Release, 2019


 
무게

안 리 타


나이가 들어가면서요,
어느 순간 기억의 무게가 생의 무게를
압도하고 말아요.
자꾸만 마음이 과거로 기우는 거예요.

근데 그 힘으로 살아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