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aso Albinoni, Adagio for Organ and Strings in G minor
Arranged By Remo Giazotto
(arr. trumpet and organ)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G단조는
2차 대전이 끝난 뒤 폐허가 된 독일의 드레스덴에서
타다 남은 악보인 알비노니의 트리오 소나타와 G단조 소나타를 기초로 하여
지아조토가 편곡한 것이라고 합니다.

Håkan Hardenberger, trumpet
Simon Preston, organ
Rec, 1991

 

 

 

18. 고향의 봄.mp3
2.37MB

이원수 謠, 홍난파 曲 / bass 연광철 노래

 

연광철은 지방대학을 나왔다. 성악과도 아니고 음악교육학과였다던가.
그런 그가 국내 무대에 설 자리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독일로 건너가 공부를 더 했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도 했다. 오페라단에 입단도 했다. 독일 정부에서 '궁정가수' 칭호도 받았다.
어떤 지휘자는 자신이 베르린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가 되었을 때 첫 무대의 성악가로 그를 지명했단다.
어느 기자는 그를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베이스 성악가'라고 했다던가.
서울대학교에서 그를 불러 여러 해 학생을 가르치게도 했다. 음악회 말고도 서로 모셔가려고 줄을 선다던가.
지연도 학연도 변변찮은 지방대 출신의 놀라운 변신이다. 말이 그렇지, 그는 전혀 변한 게 없을 것이다.

그가, 힘을 다 빼고, 반주도 없이, 우리 동요를 부른다. 고향 노래다.
목에 핏대를 세우지 않고 고음을 빽빽 내지르지 않아도 노래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나는 이제야 알았다.

이 노래 말고도 열일곱 곡의 우리 가곡을 더한 음반이 나왔다.

귀에 익은 노래들이다. 힘 빼고 부르는 우리 가곡을 듣기 원하시는 분에게는 시쳇말로 '강추'다.
유튜브에서 거저 들을 수도 있다. '고향의 봄 ─ 연광철이 노래 하는 한국가곡'
음반 홍보 해 달라고 부탁 받은 적 없다. 서로 도무지 모르는 사람이다.


 

 

겨울비 끝에 눈 찔끔, 그래도 쌓인 눈이 보인다

 

Georg Philipp Telemann(1681~1767), Fantasy No.10 F# minor for solo flute, TWV 40:11

Jasmine Choi(최나경), flute
Release, 2015

 

 

외로이 깊은


외쳐도 외쳐도
돌아오지 않는

소리


(1975)

 

 

손에 든 휴대폰 카메라로 비 온 뒤 창밖을 담는다. 뿌옇다.


Alexander Borodin (1833 - 1887)
String Quartet No. 2 in D major, 3rd mov. “Nocturne” (arr. for Cello)

Stjepan Hauser, cello
London Symphony Orchestra
Robert Ziegler, cond.
Release, 2020

 

 

어제는 종일 비가 왔다.
한겨울에 호우주의보라니, 생뚱맞은 소식이 잦아진다.
내일이면 동짓달이 되는데, 
어설프게 날리던 첫눈의 기억은 기억의 장막 너머로 사라진 지 오래다.
강아지처럼 눈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지만,
강원도민이 되었다는 것이 영 실감이 되지를 않는다.
할 일도, 해야 할 것도 없는 무위無爲의 날들
하고 싶다, 해보고 싶다 그런 생각조차도 드는 것이 없다.
오른쪽 귀 뒤로 편두통이 시작됐다.
아프다.

 

인왕산에서

 

Alfred Schnittke, “옛 양식에 의한 모음곡(Suite in the Old Style)”

I. Pastorale. Moderato 3'47
II. Ballet. Allegro 2'09
III. Minuet. Tempo Di Minuetto 4'20
IV. Fugue. Allegro 2'25
V. Pantomime. Andantino 3'57

Alfred Garrievich Schnittke (1934~1998), 러시아 태생 독일계 유대인 작곡가
Vadim Gluzman, violin
Angela Yoffe, piano
Release, 2004

 

 

인왕산 가는 길


그 길에는 여전히

코스모스가 피었을까
사람들은 바삐 팔을 흔들며 지나가고
가을은 그들을 지나쳐 시나브로 영글어가는데
그 산에는 변함없이
해가 뜨고
노을이 지겠지
짐짓 나는 잊어버리고
하마 나는 지워버리고

(20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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