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며


무슨무슨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정신없이 달리다가 문득
멈춰 서서 한참씩 뒤를 돌아보곤 한다더군
뒤미처 따라오는 자기의 넋을 기다리는 거라네
내내 숨 가쁘게 내달려만 왔으니 어지러워
내 영혼도 저기 어디쯤서 허정대고 있을지도 몰라
그렇다고 꼭 뒤돌아서서 기다릴 것까지는 없겠지
그래 이제는 좀 천천히
되도록 찬찬히 걸어야겠어
그러다 보면 잰걸음으로 달려오는
내 영혼과 쉬 해후할 수도 있을 거고
우리가 턱없이 놓치고 지나치던
눈부신 풍광(風光)들과 새삼스러운 인사도 할 수 있을 거고
차분차분 말 잔등에 흥건한 땀도 식혀줄 수 있을 거고
무엇보다도
무시로 불쑥불쑥 드러나곤 하던 얼빠진 나를 이제
그렇게 자주는 안 만나게 될 것도 같고

 

DannyBoy-GaryKarr.mp3
4.60MB

Gary Karr, double bass & Harmon Lewis, organ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