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걸으며 휴대폰으로 찍은 미국쑥부쟁이, 초점이 맞지 않아 흐릿합니다.

 

Fernando Sor (1778~1839)
〈L'encouragement〉 for 2 guitars in G major Op.34

ⅰ. Cantabile. ⅱ, Theme and Variations, ⅲ. Waltz

Julian Bream & John Williams, guitar



비가 내립니다.
이 비가 그치면 기온이 뚝 떨어진다는 예보가 있습니다.
지난여름을 지내시느라고 애 많이 쓰셨습니다.
한 세기도 전에 어느 서양 사람이 만들었다는, '위로 혹은 격려'의 선율입니다.
음악 들으며 그런 걸 느낄 수 있다면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빗소리 만으로도 하마 위로인데, 뒷북인지도 모르지요.
우야든둥, 구라청을 믿어 봅시다.


 

Giuseppe Tartini (1692~1770)
Violin Sonata in G minor Devil's Trill

David Garrett, violin
Jeff Allan, bass
Ricciotti Ensemble
release, 2013



음악은 그저 음악일 뿐
악마에게 영혼을 팔지 않으시면서도, 삼가
행복한 명절 되시기를 빕니다.


 

Benedetto Marcello, 〈Cello Sonata No.1 in F major〉

Claudio Casadei, cello
Francesco Tasini, cembalo



고슬고슬한 가을이 왔다,고 말하면
'아직도 뜨거운 한낮을 어쩌라고?' 할 이 있겠다.
그런데 이 나라의 계절이 무너지고 있으니, 이러다 곧 추워질 것이다.
이 나라뿐인가, 온 누리가 그렇다.
그러니 느닷없이 추워지기 전에, 오늘부터 가을이라고 치고 살자.
그러면 혹 아는가, 진짜 가을다워질지.^^


 

Giulio Regondi, Nocturne 〈Reverie〉 Op.19

Alberto Mesirca, guitar




문득
열린 창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해가 지면, 푹푹 삶아대던 그 바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질서,
인류가 결코 허물 수 없는 질서가 바람을 바꿔 보낸다.
아무도 거스를 수 없는 기운이 돌아왔다.

그러나
이 질서는 언제까지일까, 과연.




Franz Doppler (1821 – 1883) 오스트리아의 플루티스트, 작곡가
〈Grande fantaisie〉 in F Major

Claudi Arimany, flute
Michel Wagemans, pianoforte
release, 2018



문이 열리자 사람들이 쏟아져나왔다.
사람들은 제각기 하나씩의 문을 짊어지고 있는데
그들의 문은 대개 닫혀 있다.
그러므로 문은 열렸어도, 사람들이 쏟아졌어도
거리는 내내 닫혀 있다.


그 속에 섞인 내 문은 열려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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