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우산도 없이 뛰쳐나가 들길이건 포도(鋪道)건 하염없이 걷던 어린 날들을 기억한다.
후줄근한 모양 그대로 버스를 타면 사람들이 기겁을 하고 공간을 내주곤 했다.
자라면서, 이제는 늙어가면서
그때처럼 그러지 못하는 까닭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잘 모르겠다.
내 마음에 때가 많아졌을까? 
할 줄도 모르는 계산이 깊어졌을까?

cello, Antonio Janigro (1954)


눈 쌓인 사진을 올려놓고 비 이야기를 했다.
비올라 다 감바 소나타라는데 정작 연주는 첼로가 했다.
비올라 다 감바가 첼로의 전신(前身)이 아니고, 그 두 악기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한다. 
눈 사진에 비 이야기를 하는 것도 그렇다.
전혀 다르지만, 그게 사는 일인 거다.
살아보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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