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새 잎을 내는 나무들의 모습은 모두 제각각입니다.
그 부드럽고 따듯한 느낌의 연두들이 동무들의 그것과 아주 잘 어우러져서 빛나는 풍경을 이루어내지요.
그러다가 이내 초록이 되면서부터는 모두가 초록에 묻혀 하나의 색깔이 되었다가
단풍이 들기 시작하면 다시 각기 제 성질을 드러내며 나뉩니다.
나뉘되 되바라지지 않고 서로서로 어울려 더욱 멋진 산빛을 빚어내고야 말지요.
그렇게 나무들은 제 선 곳에서 동무들과 어우러져 숲이 되고 하나 되어 숲을 가꾸고 제 몫 만큼 숲을 꾸밉니다.
한 해의 영욕을 다 버리고 빈 몸으로 서서 또다른 한 해를 꿈꾸는 나무들은.
그 안에 나도 한 그루의 나무로 서고 싶습니다.
연둣빛으로 잎을 내고 초록으로 여물어 고운 단풍으로 저물어가는 한 살이를 감사하며 말이지요.
*
바흐의 첼로모음곡을 기타로 편곡해서 연주한 음원을 만났습니다.
세상에는 재주 좋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첼로로 들으며 느끼던 감흥이 기타 버전을 들으며 새롭게 다가오네요.
Graham Anthony Devine, gui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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