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uel Barber (1910~1981)
〈Agnus Dei〉 for A cappella chorus
(arr. from 2nd mvt. of String Quartet, Op.11)

All Angels, vocals
Martin Baker, cond.
release, 2006




새해 아침

송 수 권


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
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지난밤 제야의 종소리에 묻어둔 꿈도
아직 소원을 말해서는 아니 됩니다

외로웠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억울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슬펐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얼마나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습니까?
그 위에 우레와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그 위에 침묵과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낡은 수첩을 새 수첩으로 갈며
떨리는 손으로 잊어야 할 슬픈 이름을
두 줄로 금긋듯
그렇게 당신은 아픈 추억을 지우십시오

새해 아침은
찬란한 태양을 왕관처럼 쓰고
끓어오르는 핏덩이를 쏟아놓으십시오

새해 아침은
첫날밤 시집온 신부가 아침나절에는
저 혼자서도 말문이 터져 콧노래를 부르듯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Samuel Barber Agnus Dei for a cappella chorus.mp3
14.67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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