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10/9) 교회에 일찍 다녀와 산으로 갔습니다.
늘 주능선을 타면서 지나치기만 하던 칼바위능선을 정릉 쪽에서부터 올랐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겁만 느는 것인지 아슬한 바위들 앞에서 두려움이 몰려오곤 했습니다.
어쨌든지 그 너덜길과 날선 바위들을 다 지나고 넘어서 산성주능선으로 올라서 문수봉까지 올랐다가
다시 대남문으로 내려와 구기분소로 하산했습니다.
산은 시나브로 가을의 빛깔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그 어김없는 계절의 변화는 조물주의 엄정하심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었습니다.
이상기후니 하는 말들도 그저 오만한 인간세상에 대한 경고일 뿐
아직 창조질서는 분명하고 정확하게 운위되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에 내심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었습니다.
늦게 올라가서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서 산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쓰지 못했지만
새삼스럽지만 그것을 깨닫고 되뇌는 것 만으로도 이날 산행의 성과는 충분한 것이지 싶습니다.
사진은 그냥 증명이나 삼아야겠지만...
바람이 불어오는 곳, 김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