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ardo Sainz de la Maza(1903~1982), 스페인의 기타리스트 · 작곡가
"Campanas del Alba"

David Russell, guitar
Rec, 2006



신파 같은 상념 한 자락,
비유니 상징이니 하는 따위의 기교도 전혀 모른 채 떠오르는 대로 휘갈긴 낙서 하나
문득 생각켜 담쏙 안아 옮깁니다.


한 그루의 나무처럼 서서


봄이면
새 잎을 입은 나무들의 모습이
하나하나 다 다른 빛깔입니다
그 맑고 연한, 그 부드럽고 따듯한 연두가
동무들의 다른 그것과 잘 어우러져
우와! 빛나는 풍경을 빚어냅니다
그러다가 이내 여름이 되면
모두가 초록에 묻혀 하나가 되었다가
단풍이 들 무렵에는
다시 노랗고 붉은 제 성질대로 나뉘지요
나뉘되 되바라지지 않고 서로서로 어울려
더욱 멋진 산 빛깔을 빚어내고야 맙니다

그렇게 나무들은 제 선 곳에서
동무들과 어우러져 숲이 되고
하나 되어 숲을 가꾸고
제 깜냥만큼 숲을 꾸밉니다
시나브로 한 해의 영욕을 다 버리고
찬바람 견디며 빈 몸으로 서서
또 다른 봄을 꿈꾸는 나무들의 숲
그 안에 나도 한 그루의 나무처럼 서서
연둣빛으로 잎을 내고
초록으로 여물어
고운 단풍으로 저물어가는 한살이를
감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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